이런 일에 있어서는 정말 철저했는데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피임약은 왜 끊었을까, 왜 3일만에 사후피임약 먹으러 가질 않았을까 난
그나마 다행인 건 12일만에 알게 되었다는 거. 엄청 전전긍긍하다가 두줄 뜬 거 눈으로 직접 보니 참 아득하더라. 어쩐지 속이 너무 안 좋았고 덥다가 춥다가 하더라.. 손발 저린 것도 이 증상일 줄은.
그리고 초기에 ㄴㅌ수술 없이 몸 덜 상하는 다른 시술로 보낼 수 있다는 데 지인 통해 알아내서 가려는데, 남자보호자가 꼭 필요할 거라고 하네... 그 남자애는 낳으라고 난리치는데 차라리 날 생깠으면 하는 심정이다 그건 그거대로 마음이 아프겠지만, 겪어보니 나이를 떠나 사람이 어딘가 무서워서 믿을 수가 없다
일단 남자 보호자 구해보려고 하는데... 구해지면 걔한텐 호르몬 수치 낮아서 유산되었다고 하고 서서히 정리하려고 해. 쉬운 여자 만나서 이런일 겪은거 넌 신경쓸필요 없다 돈이든 뭐든 알아서 하는데 보호자만 따라가달라 이래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니...
너무 맘이 복잡해서 횡설수설했는데 얼마 안 되었지만 이 아이에겐 죄스럽고 축복받지도 못하고 떠나보내게 되어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고 다음생에는 좋은 부모 좋은 환경 밑에서 행복하게 크렴 나나 걔 같은 사람 밑에서 절대 태어나지 말구
나도 아이 보내고 나면 앞으로 정신차리고 나쁜 생각 먹지 않고 일만 하고 살아야겠다상담소에서 상담도 받고, 절이나 성당 가서 아이 위해 빌어주려고 한다 그걸로 내 죄가 씻기진 않겠지만